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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공직자 배제, ‘직보다 집’의 악몽은 왜 반복되는가 -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신뢰와 전문성 딜레마 | 부동산 시그널 404

시그널404 2026. 3. 2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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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면 알 수 있는 것

  • 다주택 공직자 배제는 상징성은 크지만 기준이 모호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 ‘직보다 집’ 논란은 정책 신뢰가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
  • 배제보다 중요한 건 이해충돌 관리와 현실을 반영한 정책 구조

부동산 정책은 늘 명분이 강하다.

이해충돌을 막아야 하고, 정책을 설계하는 사람이 자기 자산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당연히 설득력이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주택·부동산 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재 과정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하면서, 이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출처 : 이재명 대통령 'X'


대통령은 “부동산공화국 탈출”을 강조했고, 정부는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겉으로 보면 깔끔하다

정책 설계자에게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미리 잘라내겠다는 메시지니까 겉으로 보면 정말 깔끔하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주택자를 빼면 정책이 더 공정해지는가다주택자를 빼면 정책이 더 정교해지는가는 같은 질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부 내부에서도 이미 혼선이 있을 거라고 예상된다.

“다주택”은 비교적 분명하지만, “비거주 고가주택”, “과다 보유”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누가 업무 배제 대상인지, 고가 기준을 얼마로 볼지, 실거주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 해석은 누가 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정책의 첫 번째 한계

도덕적 기준은 선명한데, 행정 기준은 흐릿하다는 점이다.

기준이 흐리면 결국 두 가지 일이 벌어진다.

첫째, 상징만 남고 실효성은 약해진다.
둘째, 실제 이해충돌이 큰 사람보다 정치적으로 눈에 띄는 사람만 걸러질 수 있다.

국토부 공직자는 “대부분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똘똘한 한 채 보유자”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시 말해, 숫자로는 1주택자여도 가격 상승에 이해관계가 큰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보유 주택 수만으로 이해충돌을 재단하면, 정책 설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산 보유 구조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직보다 집" :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 대한 회상

2020년 노영민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청와대 참모들에게 실거주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했지만, 결과는 깔끔하지 않았다.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었다.

그는 강남권 아파트 두 채 보유 논란 속에서 주택을 처분하는 대신 사퇴했고, 이때 시장과 언론에서 나온 표현이 바로 “직보다 집이었다.

당시엔 단순히 한 사람의 태도 문제가 아니라, “정책은 강경한데 정책 설계자조차 시장 신호를 그렇게 읽지 않는다”는 불신이 커졌다.

이 사건을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신뢰 하락의 상징적 장면으로 다뤘다.

상징 조치만으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의 기억은 중요하다.

그때 드러난 문제는 “다주택자를 정리하면 정책 신뢰가 회복된다”가 아니었다. 오히려 정책 설계자와 시장 참여자의 현실 인식이 다를 때, 상징 조치만으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이 더 크게 남았다.

실제로 당시에도 ‘똘똘한 한 채’라는 표현이 널리 쓰였고, 노영민 전 실장의 사례처럼 서울 핵심지 1주택을 남기고 다른 주택을 정리하는 방식이 더 큰 논란을 낳기도 했다.

수량은 줄였지만 자산 선호의 방향은 더 선명해졌다는 비판이었다.

즉, 다주택자 배제가 곧바로 “중립성 확보”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현재 이재명 정부가 마주한 현실

과거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였을 때, 이재명 정부가 마주한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통령실 참모와 장관 중에도 다주택 보유자가 적지 않고, 반대로 부동산 정책 핵심 라인에는 다주택자는 적지만 고가 1주택 또는 비거주 주택 보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사들이 있어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통령도 2월 초에는 “팔라고 시켜서 파는 건 의미가 없고, 팔지 말라고 해도 팔게 될 정도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한 달여 뒤 정책 라인 배제로 방향이 선명해졌다는 점은 그만큼 시장 불신과 정치적 압박이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동산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시장이다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부동산 정책은 원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시장을 다루는 일이다.

무주택자는 진입 장벽을 낮추길 원하고, 1주택 실수요자는 자산 가치 하락을 원하지 않으며, 다주택자는 세제와 대출, 임대시장 규제에 민감하다.

여기에 건설사, 금융회사, 지방정부, 임대사업자, 청년 세입자까지 얽혀있다.

그런데 정책 테이블에 사실상 무주택 또는 반자산가적 시각만 남게 되면, 정책은 쉽게 한 방향으로 쏠린다.

다주택 규제 강화, 고가주택 압박, 공공 공급 확대는 정치적으로 설명하기 쉽지만, 시장의 거래, 공급, 임대 흐름을 동시에 안정시키는 데에는 종종 실패했다.

과거에도 규제 강화 뒤 매물 잠김, 거래 절벽, 가격 왜곡, 정책 추가 규제가 반복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던 이유이다.

지금은 현실 감각 있는 정책을 만들 때

핵심은 “다주택자를 빼느냐 마느냐”보다 어떤 구조로 이해충돌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현실 감각 있는 정책을 만들 것이냐는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건 단순하게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자” 수준의 협의체가 아니다.

현실적으로는 세 단계가 필요하다.

- 첫째, 정책 설계와 정책 검증을 분리해야 한다.
입안 실무 라인에서는 이해충돌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되, 별도의 외부 검증 패널에는 1주택자, 다주택자, 임대사업자, 세입자, 도시계획 전문가, 금융전문가를 모두 넣어야 한다.

즉, 정책을 ‘만드는 사람’과 정책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검증하는 사람’을 다르게 둬야 한다. 그래야 상징성과 현실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 둘째, 보유 주택 수가 아니라 이해관계 강도를 계량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주택자라도 비거주 초고가 주택 보유자라면 세제, 대출, 재건축 정책에 민감할 수 있고, 반대로 2주택자라도 지방 상속주택과 거주주택 조합이라면 이해충돌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지금처럼 ‘다주택 = 아웃’ 식의 선 긋기는 정치적 메시지로는 쉽지만, 행정적으로는 허술하다.

보유 자산의 지역, 용도, 거주 여부, 공시가격, 임대 여부를 종합한 이해충돌 지수에 가깝게 설계해야 실제 정책 왜곡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정부 내부에서도 바로 그 기준이 모호해 혼선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 셋째, 정책 사전영향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
새 규제를 내놓기 전마다 “무주택자 접근성”, “기존 1주택자 보유 부담”, “임대 공급 감소 가능성”, “거래량 위축 가능성”, “수도권·지방 차별 효과”를 체크하는 공개 보고서를 붙여야 한다.

지금까지 부동산 정책은 발표는 빨랐지만, 사전 검증은 약했다. 그 결과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도 시장에서는 다른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았다.

이 부분이 보완되지 않으면, 다주택 공직자를 빼더라도 정책 편향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은 윤리와 전문성의 충돌이 아니다

윤리를 확보하는 방식이 너무 단순하면 전문성이 빠지고, 전문성만 강조하면 신뢰가 무너진다는 데 있다.

이재명 정부의 이번 조치는 분명 상징성이 있다. 문재인 정부 때처럼 정책 설계자 스스로 시장 신뢰를 허무는 장면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지 않으면, 이번에도 “사람을 걸러냈는데 왜 정책은 비슷하게 실패하느냐”는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결론 : 정책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

부동산 정책은 선악 구도로 설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다주택자 VS 무주택자 (출처 : AI 생성 이미지)


무주택자만 이해하는 사람도 위험하고, 자산가만 이해하는 사람도 위험하다. 시장은 늘 여러 집단의 이해가 동시에 움직이는 곳이다.

그래서 정말 필요한 건 다주택자를 무조건 빼는 단순한 배제 논리가 아니라, 이해충돌은 엄격히 관리하되 다양한 현실 인식을 제도적으로 반영하는 정책 구조이다.

그 균형을 잡지 못하면, ‘직보다 집’이라는 오래된 조롱은 이름만 바꿔 다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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