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핵심만 빠르게 보면...
-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단순한 ‘부자 감세’ 한 줄로 설명하기 어려운 제도다.
- 현행 제도는 분명 고가주택에 유리한 면이 있지만, 갑자기 걷어내면 실거주 1주택자의 갈아타기와 주거 이동까지 같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 지금 쟁점은 장특공을 없애느냐 마느냐보다, 비거주 장기보유와 실거주 장기거주를 어떻게 구분해 다룰 것이냐에 더 가깝다.
부동산 세금 이슈는 늘 비슷한 방식으로 소비된다.
누군가는 “혜택이 과하다”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세금 폭탄”이라고 반발한다.
그런데 이번 장기보유특별공제, 이른바 장특공 논쟁은 조금 결이 다르다.
단순히 세금을 더 걷느냐 덜 걷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집을 오래 갖고 있었던 사람의 매도 유인을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 더 나아가 주거 이동의 사다리를 세금이 끊어버릴 수 있느냐가 같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짚고 가야 할 게 있다. 지금 나온 법안과 대통령 발언은 결이 같아 보이지만 완전히 같은 말은 아니다.
국회에는 장특공을 없애고, 일정 요건을 충족해도 평생 2억 원 한도로만 세액공제를 주는 방향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에서 “장기보유만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구조는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반응하면서도, “장기거주에 대해서는 따로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즉, 지금 논쟁의 중심에는 ‘오래 들고만 있는 1주택’과 ‘오래 실제로 살았던 1주택’을 같은 선상에 둘 것이냐는 질문이 있다.

장특공이 뭐냐, 여기부터 정리해야 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말 그대로 부동산을 오래 보유했을 때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 주는 제도다.
다만 모든 부동산에 똑같이 적용되는 건 아니고, 1세대 1주택과 일반 부동산은 공제 구조가 다르다.
국세청 기준으로 1세대 1주택은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합산해 공제율이 올라가고, 10년 이상 보유, 거주하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또 1세대 1주택은 양도 당시 실거래가가 12억 원 이하이면 비과세이고, 12억 원 초과분에 해당하는 양도차익만 과세 대상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장특공은 “집을 오래 갖고 있었으니 무조건 깎아준다”는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현재 1주택 고가주택 과세 구조와 결합돼 있다.
다시 말해 12억 원을 넘는 고가주택의 과세 대상 양도차익에 장특공이 작동하는 구조다.
그래서 이 제도를 두고 찬반이 갈리는 이유도 분명하다.
찬성 쪽은 “고가주택일수록 절세 효과가 커지는 역진성”을 문제 삼고, 반대쪽은 “실거주 1주택자의 주거 이동 비용까지 과도하게 키운다”라고 본다.
둘 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 어디까지 왔나
법안은 올라왔고, 대통령은 호응했고, 정부는 아직 ‘공식 당론’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 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윤종오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이 법안의 핵심은 현행 장특공을 폐지하고, 3년 이상 보유 주택 양도 시에도 1인당 평생 2억 원 한도로만 세액공제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데 있다.
법 취지 설명에는 지금의 장특공이 고가주택으로 계속 갈아타는 구조를 도와 상급지 쏠림과 ‘똘똘한 한 채’ 현상을 키운다는 문제의식이 분명하게 적혀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에서 공개적으로 힘을 실으면서 논쟁이 더 커졌다.
대통령은 장특공 폐지가 “세금폭탄”이라는 비판에 대해 “명백한 거짓 선동”이라고 반박했고, 장기보유만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구조는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또 보도에 따르면 단계적으로 폐지해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다는 논리도 폈다.
다만 여당은 “세제 개편을 전혀 검토한 바 없다”라고 말하며, 해당 개정안이 민주당 당론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리하면, 법안은 발의됐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우호적인 메시지를 냈지만, 정부, 여당의 공식 패키지 세제개편으로 확정된 단계는 아직 아니다.
그럼 12억에서 8억으로 낮추자는 얘기는 맞는가
‘현재 발의안의 핵심’은 아니지만, 여권, 시민단체 토론장에서 이미 던져진 의제는 맞다
이 부분은 헷갈리기 쉬워서 구분해야 한다.
지금 화제가 된 장특공 개정안의 핵심은 장특공 폐지 + 평생 2억 원 세액공제 한도이지, 1주택 비과세 기준을 12억에서 8억으로 직접 낮추는 조문이 핵심은 아니다.
그 법안 설명에도 12억 비과세 기준 자체를 손대는 내용보다 장특공 구조를 바꾸는 취지가 더 앞에 있다.
다만 “12억이 너무 높으니 8억으로 낮춰야 한다”는 문제제기는 실제로 있었다.
2월 여권 성향 토론회와 관련 보도에서, 현행 12억 기준의 근거가 약하고 주택 중위가격의 2배 수준이면 약 8억 정도가 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즉, 12억→8억 하향론은 허공의 소문이 아니라 이미 정책 토론장에서 나온 의제다.
다만 지금 당장 국회에 올라온 장특공 폐지안과 같은 법안의 한 줄이라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다.
여기까지는 구분해서 보는 게 맞다.
왜 시장이 이 문제에 이렇게 예민하냐
서울 아파트 중간값이 이미 12억이다
이 논쟁이 강남 몇 군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건 숫자가 보여준다.
KB부동산 통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올해 3월 처음 12억 원을 기록했다.
중위가격이 12억이라는 말은, 서울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가 12억이라는 뜻이다.
이건 장특공과 1주택 비과세 구조가 더 이상 “초고가 일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장특공 손질 논쟁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책 설계자는 “고가주택 혜택 축소”라고 말하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서울 절반이 이미 12억 선 위아래에 걸쳐 있는데 정말 강남 부자만의 문제냐”는 반발이 나온다.
지금 이 이슈가 민감한 이유는 세금 논리보다도, 서울과 수도권 실거주 1주택자의 이동비용 문제로 바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숫자로 보면 감이 온다
10년 전에 집 산 1주택자가 지금 팔면, 장특공 있고 없고 세금 차이가 얼마나 벌어질까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온다. 그래서 아주 단순한 예시를 하나 돌려보자.
가정은 이렇다.

- 10년 전 한강맨션아파트를 10억 6,500만원에 집을 샀다.
- 지금 50억원에 판다.
- 1세대 1주택이고 10년 보유, 거주했다.
- 필요경비는 단순화를 위해 0원으로 둔다.
- 단독명의, 지방소득세 포함한 대략치로 본다
이건 어디까지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예시다.
실제 세액은 취득세, 중개보수, 자본적 지출, 공동명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도 장특공의 체감 차이를 보는 데는 충분하다.
① 장특공 적용 시
양도 당시 12억 초과분만 과세된다는 국세청 공식 계산식에 따르면, 총 양도차익 35억 3,500만원억 원 중 과세 대상 양도차익은 26억 8,600만원이다.
- 양도 차익 : 50억 - 14.65억 = 35.35억
- 1주택 비과세 12억 초과분만 과세 : (50억 -12억) / 50억 = 약 76%
- 과세 대상 양도차익 : 35.35억 x 76% = 26.86억
- 장특공 80% 적용 공제액 : 약 21.49억
- 과세표준 : 26.86억 - 21.49억 = 약 5.37억
- 기본공제 250만원 적용 후, 최종 과세표준 : 약 5.34억
- 구간 세율 적용 양도세 : 약 1.6억 ~ 1.8억 (지방세 포함)
여기에 10년 보유, 거주에 따른 80% 장특공을 적용하면 공제액은 21억 4,900만 원이 되고, 기본공제 250만 원까지 반영한 과세표준은 약 5억 3,400만원이 된다.
이 구간을 기본세율로 계산하면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세액은 약 1억 6,000만원 ~ 1억 8,000만원 수준이다.
② 장특공 미적용 시
그런데 같은 예시에서 장특공이 없다고 가정해 보자.
12억 초과분에 해당하는 과세 대상 양도차익 26억 8,600만원은 그대로인데, 21억 4,900만 원 공제가 사라진다.
그러면 기본공제만 뺀 과세표준은 약 26억 8,300만원이 되고,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지방소득세 포함 세액은 약 10억 ~ 11억원 수준까지 뛴다.
- 과세 대상 양도차익 : 그대로 26.86억
- 공제 없음 → 과세표준 그대로
- 기본 공제만 반영 후 과세표준 : 약 26.83억
- 이 경우 세율이 최고 구간으로 올라가서, 양도세 : 약 10억 ~11억
즉, 이 예시에선 장특공 유무에 따라 세금 차이가 8억 ~ 9억원 이상 벌어진다.
이 숫자가 왜 중요하냐면, 세금 논쟁이 이념 문제가 아니라 행동경제학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1.7억원과 10억원은 사람의 의사결정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특히 실거주 1주택자 입장에서는 “이사 한 번 하려다가 세금으로 8억~9억원 더 낼 수 있다”는 신호가 되는 순간, 시장은 바로 경직된다.
여기서부터 ‘매물 유도’가 아니라 ‘매물 잠김’이 시작될 수 있다.

그래서 왜 ‘매물 잠김’ 얘기가 나오는가
세금이 커지면 투기만 막히는 게 아니라, 갈아타기까지 같이 멈춘다.
장특공 폐지론을 지지하는 쪽은 이렇게 말한다.
“비거주 1주택자나 상급지 버티기 수요를 흔들면 매물이 나온다.”
논리 자체는 이해된다. 대통령 역시 단계적 폐지를 통해 버티기 유인을 약화시키면 매물 출회가 가능하다고 봤다.
문제는 현실이 그렇게 깔끔하게 갈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에는 순수한 투기 수요만 있는 게 아니다.
직장이 바뀌어 집을 옮겨야 하는 사람, 아이 학교 때문에 평형과 입지를 바꾸려는 사람, 부모 돌봄 때문에 이동해야 하는 사람, 강북에서 강남으로 가는 사람만이 아니라 강남에서 학군 부담 줄여 조금 내려오는 사람도 있다.
이런 실거주 이동은 거래 사슬로 이어진다.
윗단에서 한 채가 팔려야 중간 가격대가 움직이고, 중간 가격대가 움직여야 아래 가격대 거래도 돈다.
그런데 장특공이 크게 줄어 세금 장벽이 높아지면, 가장 먼저 멈추는 건 갈아타기 수요다.
쉽게 말하면 이런 구조다.
상단 주택 보유자가 “팔고 옮기느니 그냥 버티자”라고 마음먹는 순간, 그 아래 가격대의 매수자도 집을 못 산다.
그 아래 매수자가 못 움직이면 또 그 아래도 막힌다.
흔히 ‘위를 누르면 아래가 더 죽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세금이 정말 노린 건 상급지 장기 비거주 보유자일지 몰라도, 실제 충격은 주거 이동의 연쇄 구조 전체로 번질 수 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고가주택만 겨냥한다더니 결과적으로 매물 잠김과 거래 절벽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렇다고 현행 장특공을 그대로 두는 게 정답인가
그건 또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장특공 폐지론을 비판한다고 해서 현행 구조가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제도가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법안 제안 이유서나 관련 보도에서 반복되는 문제의식은, 장특공이 “오래 보유한 고가주택일수록 더 큰 절세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상급지로 계속 갈아타는 사람일수록 절세 규모도 커지는 역진성이 생긴다는 비판이 붙는다.
그래서 정말 필요한 건 흑백논리가 아니다.
보유만 오래 한 비거주 1주택과, 실제로 오래 거주한 1주택을 같은 공제 틀에 넣는 지금 구조를 고치는 건 검토할 수 있다.
대통령이 “장기거주에 대한 감면은 따로 있다”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제도의 방향은 보유보다 거주를 더 중시하는 쪽으로 다듬는 것이지, 장특공을 일괄적으로 날려서 시장 전체를 굳게 만드는 쪽이어선 안 된다.

결론
장특공은 손볼 수 있어도, 거래 사슬까지 끊어서는 안 된다.
지금 장특공 논쟁은 겉으로는 “부자 감세를 없앨 것이냐”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면 질문은 훨씬 더 복잡하다.
장기 비거주 보유에 붙는 혜택을 줄이는 것과 실거주 1주택자의 갈아타기 비용을 폭증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 둘을 한 줄로 묶어버리면 정책은 선명해 보일지 몰라도, 시장은 훨씬 더 경직될 가능성이 크다.
내 생각은 분명하다.
장특공을 손대더라도 비거주 장기보유와 실거주 장기거주를 분리해서 설계해야 한다.
그걸 못 하면 결국 어떻게 되느냐. 집값을 잡는 게 아니라, 팔 사람도 안 팔고 옮길 사람도 못 옮기는 시장이 된다.
그리고 그런 시장에서는 위가 막히면 아래도 같이 멈춘다.
세금은 거래를 조정할 수는 있어도, 주거 이동의 사다리 자체를 부러뜨리는 방식으로 설계되면 안 된다.